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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
그이는 잔에 커피를 담았지
그이는 커피잔에 우유를 넣었지
그이는 우유 탄 커피에 설탕을 탔지
그이는 작은 숟가락으로 커피를 저었지
그이는 커피를 마셨지
그리고 잔을 내려 놓았지
내겐 아무 말 없이
그이는 담에에 불을 붙였지
그이는 연기로 동그라미를 만들었지
그이는 재떨이에 재를 털었지
내겐 아무 말 없이
그이는 나를 보지도 않고 일어났지
그이는 머리에 모자를 썼지
그이는 비옷을 입었지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이는 빗속으로 떠나버렸지
말 한마디 없이 나는 보지도 않고
그래 나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어버렸지
- 자크 프레베르
시 감상
아침이 이러면 너무 슬플 것 같아요.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어떤 이유로 서로 멀어지고
그 공간에 따스함이 아닌 적막과 침묵만이 감돈다면
너무 힘들고 하루가 의미없을 것 같아요.
시는 평이한듯 아침의 일상을 덤덤하게 쓰인 듯 하지만
읽다보면 너무 외롭고 답답하고
시적 화자가 안쓰럽고 불쌍해집니다.
아침 식사의 풍경이 가슴 아픈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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