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인 어제 기다리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았습니다. <너의 이름은>, <초속5센티미터>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최신 애니메이션 영화 관람 후기 올려봅니다.
신카이 마코토 영화라니.
한참 전에 사람들이 너무 영화 재미있다며 <초속5센티미터>를 추천해주었습니다. 봤습니다. 잉? 했습니다. 정확히는 뭐가 재밌지였습니다. 그 후로 또 <너의 이름은>을 추천해주었습니다. 역시 봤습니다. 이번에는 뭐지? 안 했습니다. 대신 엄청 졸았습니다..
그렇게 <언어의 정원>도 보았습니다. 역시.. 졸았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랑은 안 맞나 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참 좋아하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좋아하는데 저는 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는 이렇게 뜨뜨미지근하게 보게 되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날까지 맞춰서 이렇게 찾아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분의 영화에 묘하게 빠져듭니다. 팝콘과 콜라를 장전하고 제일 좋은 자리를 예매해 보았습니다. 이 분의 영화에 제가 왜 빠져드는 지 궁금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왜 이 분의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지 또 궁금하기도 합니다.
줄거리 (스포 쪼금 있음)
영화는 초반부터 스즈메와 소타의 만남을 기점으로 긴박하게 전개됩니다. 스즈메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소녀지만 씩씩하고 용감합니다. 소타는 대학생이지만 집안의 가업을 이어 대대로 미미즈가 못 나오도록 문단속을 하며 일본 전국을 떠돕니다. 소타는 긴 머리에 잘 생긴 훈남입니다. 물론 스즈메도 예쁘고 매력적입니다. 둘은 잘 어울립니다.
일본 재난 3부작 영화라는 수식어답게 영화는 미미즈가 활동하면 일본 지진 재난이 예상되고 경보가 울리고요, 그런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소타는 혼신의 힘을 다해 문단속을 합니다. 미미즈가 나오는 문은 주로 폐허가 된 마을이나 시설에 자리를 잡고 열립니다. 영화는 이런 재난 씬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묘사합니다.
엄청나게 붉고 큰 불기둥 같은 미미즈는 소타와 스즈메에게만 보이고, 둘이 힘을 합쳐 그 문을 닫으면 비로소 마을에는 온전한 평화가 찾아옵니다. 현실적인 공포와 신비한 판타지가 자연스럽게 어우려져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과 몰입의 순간을 맞이하게 합니다. 저는 이번에는 제가 좋아하는 팝콘과 콜라 덕분인지 스즈메와 소타 덕분인지 그렇게 지루하거나 졸립지는 않았습니다.
귀여운 고양이 다이진의 출현도 영화 속 재미를 더해줍니다. 다이진은 미미즈가 못나오도록 문을 막는 역할을 하는 묘석인데 스즈메 덕분에 저렇게 살아서 뛰어다니고 애교도 부립니다. 스즈메를 좋아하지만 스즈메는 소타를 더 좋아하는데 다이진이 이런 소타를 잘도 알아보고 의자로 만들어버립니다.
소타가 의자가 되었을때 저는 어머머 했습니다. 잘생긴 소타를 보는 재미가 사라졌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영화 내내 뒤뚱거리고 용감한 의자를 엄청나게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의자를 보러온 것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괜찮아요. 뭐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도 잘생긴 왕자대신 빗자루를 엄청 봤는걸요. 나중에는 의자가 너무 멋져보였답니다. (이렇게 멋진 의자라니요.)
영화는 역시 영상미 좋았습니다. 물, 하늘, 별 그리고 도시 모두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음악도 평타는 되었습니다. 다만 막막 너무 좋다..라고 생각되는 ost는 없었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영화였습니다. 그리움, 용감함,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 열정을 바치는 모습, 마음 깊은 정, 가족 사랑, 따뜻한 이웃을 일일히 나열하지 않아도 조용히 살포시 마음속에 안착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자막으로 보았는데 스즈메와 소타 역의 목소리도 참 좋았습니다. 의자가 말해도 목소리가 멋있어서 계속 졸리지 않고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이 영화
한 마디로 "뭣이 중헌디?"를 알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마지막 장면 '내일의 스즈메'가 건네는 말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정확한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는 이미 소중한 것을 다 가지고 있다..는 그런 뜻이었습니다. 마치 파랑새는 지금 여기, 우리 마음속에 있다는 것처럼요.
쿠키 그리고 예고편
아직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처럼 제 가슴속을 울렁이게 하지는 않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분명 뭔가 아련한 울림이 있습니다. 재난 4부작 영화여도 좋고 아니여도 좋고.. 그가 영화를 만들면 개봉날 또 보러 갈겁니다.
그럼 <스즈메의 문단속> 영화 예고편 투척하며 이만 사라지겠습니다. 아, 쿠키는 없습니다. 기다리지 마세요~
https://tv.kakao.com/v/43613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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