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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 시

아침 식사 자크 프레베르 시

by 토크바닐라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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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

 

그이는 잔에 커피를 담았지

그이는 커피잔에 우유를 넣었지

그이는 우유 탄 커피에 설탕을 탔지

그이는 작은 숟가락으로 커피를 저었지

그이는 커피를 마셨지

그리고 잔을 내려 놓았지

내겐 아무 말 없이

그이는 담에에 불을 붙였지

그이는 연기로 동그라미를 만들었지

그이는 재떨이에 재를 털었지

내겐 아무 말 없이

그이는 나를 보지도 않고 일어났지

그이는 머리에 모자를 썼지

그이는 비옷을 입었지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이는 빗속으로 떠나버렸지

말 한마디 없이 나는 보지도 않고

그래 나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어버렸지

 

 

- 자크 프레베르 

 


 

시 감상

아침이 이러면 너무 슬플 것 같아요.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어떤 이유로 서로 멀어지고

그 공간에 따스함이 아닌 적막과 침묵만이 감돈다면

너무 힘들고 하루가 의미없을 것 같아요.

 

시는 평이한듯 아침의 일상을 덤덤하게 쓰인 듯 하지만

읽다보면 너무 외롭고 답답하고

시적 화자가 안쓰럽고 불쌍해집니다.

 

아침 식사의 풍경이 가슴 아픈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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